10분 습작이란?
말 그대로 아무런 주제도 없이, 그냥 무턱대로 10분동안 글을 쓰는겁니다. 미리 생각한 내용 따윈 전혀 없으며, 말 그대로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글입니다.
따라서 세계관이나 인물등도 항시 바뀔 것이며, 시점 또한 바뀔 것입니다.
10분 습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처음 글을 쓸때처럼 큰 틀만 잡아놓고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썼었던 반면, 이제는 그것이 힘들어졌단 느낌이 강하게 들어, 그때 그때에 효과적으로 즉흥적인 글을 다시금 쓸 수 있게 저의 창작력을 다지는 것이 그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쓰는 시간은 제목대로 약 10분. 10분이라는 시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말은 조금 흐지부지 할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습작이라는 것이므로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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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저기말야.”
“응?”
한창 서재에서 책을 읽던 브라운은 루이나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분명 그녀는 옆방에서 자신과 같이 책을 읽고 있었을 터인데, 무슨 일일까?
“이 책 말야.”
“아아, 뭐 산타나의 기산가, 그거?”
루이나는 자신이 읽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책을 브라운에게 내밀었다. 꽤나 낯익은 표지였기 때문에 브라운은 금새 책을 알아보고 미소를 지었다.
“응. 근데 말야, 이 책을 읽다가 문득 궁금한 점이 생겼어.”
“궁금한거?”
루이나는 말을 하며 자연스럽게 그의 침대에 걸터앉았다. 브라운은 당분간 루이나가 자신의 방에서 나갈 생각이 없음을 직감하며 쓴 웃음을 지으며 책을 덮었다. 아무래도 원하는 만큼 대화를 해 줘야 할 모양이었다.
“뭔데?”
“그게, 그러니까. 이 책에 68페이지를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오는데...”
루이나는 책을 괜히 덮었다고 투덜대며 팔락팔락 빠르게 책장을 넘겼다. 브라운은 문득 그녀의 갈색 머리를 쓰다듬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지만, 참기로 했다. 머리에 손 댔다가 괜히 불똥같은 분노를 맛본 일이 어디 한 두 번이었던가.
“그래. 여기야! 여기서 산타나가 산길에서 습격받은 마차를 구해주잖아?”
“그래서?”
“그래서는 뭐 그래서야! 이상하지 않아?”
“... 뭐가?”
애초에 별난 아이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 것은 정도가 좀 심했다. 대체 저 이야기에 무슨 이상한 점이 있어서?
그녀가 지적한 부분은 산타나와 소설의 히로인인 공주가 만나게 되는 첫 장면이었다. 산길에서 습격당한 공주의 마차를 산타나가 구하는 장면이다.
보통 소설중에서 히로인과 만나는 장면들 중에서는 평범한 시츄에이션에 속하는 일이 아니었던가?
“뭐가냐니! 애초에 공주나 뭐 여자가 마차에 타고 있다는 것은 그렇다고 쳐, 그런데 왜 항상 습격당하는 쪽이 나쁜 쪽인거야?”
“에?”
브라운은 진심으로 화를 내고 있는 것 같은 그녀의 얼굴을 보며 살짝 곤란해졌다. 이 무슨 억지란 말인가. 작가가 그렇게 썼으면 그렇게 쓴거지.
“그러니까, 왜 항상 습격받는 마차 쪽이 착하냐고?”
“응! 바로 그거야! 가끔은 습격하는 쪽이 착한 쪽이면 안되는거야?”
루이나가 이렇게 징징대는 일이 어디 한 두 번이었던가. 하지만 브라운은 어떻게 대꾸를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 했다.
하지만 그 난감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잠시 턱을 괴고 생각을 정리하던 브라운은 충분히 그녀를 납득 시킬 수 있을 만한 답을 떠올린 것이었다.
“자, 그럼.”
브라운은 조심스럽게 의자를 잡아 끌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씩씩거리는 눈동자로 그가 어떤 대답을 내놓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을 해봐. 네가 기사라면, 습격을 받는 쪽을 도와주고 싶겠어, 아니면 습격하는 쪽을 도와주고 싶겠어?”
“우우웅... 그거야 당연히...”
“습격받는 쪽이지?”
“...... 하, 하지만 나라면 상황을 봐서 행동 할거라고! 기사는 항상 신중해야하는 법이니까.”
글쎄, 여전히 그녀의 맘에 드는 대답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브라운은 곤란한 표정으로 머리를 쓸었다.
“그래! 기사는 항상 신중해야하는 법이야! 마차를 습격하는 쪽이 착한지, 아닌지를 잘 판단하고 도와주는게 당연 한거 아냐? 아니며 그냥 지나치거나. 응. 그래. 바로 그거야. 기사는 신중해야 한다! 안그래?”
“어, 그, 그렇긴 한데.”
브라운은 그녀의 박력에 얼떨결에 대답하고 말았다. 그런데 애초에 기사가 신중해야 하는거랑 습격 하는 쪽이 착한거랑은 전혀 관계 없지 않나?
“후후후. 좋아. 기사는 신중해야한다! 고마워 브라운, 오늘도 도움이 됬어.”
“그래. 도움이 됬다면 다행이다.”
뭐, 그래도 어찌 해결된 모양이군, 이란 생각을 하며 브라운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쿵쾅거리며 자신의 방문을 열고 나가는 루이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